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멈춰라” 외쳐, 재한 팔레스타인인 및 한국 시민사회 지지자 500여명 집회 및 거리 행진

홈 > 미디어 > 사회·문화·미디어 > 사회
사회·문화·미디어

사회 |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멈춰라” 외쳐, 재한 팔레스타인인 및 한국 시민사회 지지자 500여명 집회 및 거리 행진

권경욱 기자 0   0

2023년 10월 22일(일) 낮 2시부터 5시까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한국 내 157개 단체, 1,341명 개인이 연대서명한 성명서를 기반으로 이스라엘대사관 부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집회 및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4m 길이의 트러스에 대형 현수막이 걸린 무대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주한 팔레스타인 및 아랍인들과 한국 시민사회 지지자 총 500여명이 모였다. 10월 7일부터 21일까지 15일간 이스라엘에 살해된 가자지구 주민은 최소 4,385명으로 이 중 1,756명이 어린이다. 참가자들은 이 순간에도 무차별 공격에 5분에 1명 꼴로 살해되고 있는 가자지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 후 1시간 가량 발언과 구호를 이어갔다.



thumb-c57c266fa3e707e5d433ec2425add241_lI6vaPSZ_b6cba08a66a13a078a73e78921525c6178f5531c_600x400.jpg


가자지구 출신으로 한국에서 난민 신청 중인 살레 란티쉬는 “이스라엘 군대는 무기로 가자지구를 절멸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결단력과 존엄성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한민족이 식민주의에 맞서 투쟁해 승리한 것처럼, 팔레스타인 민족도 승리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대표적 비폭력 평화 행동인 2018년 ‘귀환 대행진’에 초기부터 함께 한 활동가이기도 하다.


이어 사단법인 아디의 대표기도 한 예수회 박상훈 신부는 “지난 18일에 팔레스타인에서 귀국했다”며, “서안지구 어느 곳을 가도 금방 알 수 있다. 한 쪽은 폭력 안에서 번영하고, 다른 한 쪽은 폭력 속에서 박탈당하고 위협받으며 공포 속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의 목적은 가능한 적은 수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며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존재해서도 안 되는 사람들로 만드는 내러티브를 생산해 내지만 모두가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아 난민지원활동 단체 헬프 시리아의 압둘 와합 사무국장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감옥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시리아도 계속 폭격”한다며 “며칠 전 알레포와 다마스쿠스 공항을 폭격”했다고 규탄했다. 또 일제강점기와 팔레스타인 상황이 유사하다며 “끊임없는 투쟁 덕분에 한국은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현재 하고 있는 행동도 이와 동일하다.”고 전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황수영 팀장은 이어 이 시각 열리고 있는 서울 ADEX(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 Defence Exhibition)에 이스라엘 무기회사 12곳이 참여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이스라엘 무기들은 ‘전장에서 검증’되었다고 국제적으로 평가 받는다. 그 무기들이 사용되고 검증되는 현장이 바로 점령된 팔레스타인”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한국 정부에 이스라엘 무기 수출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할 것을 촉구하며 이미 쿠데타 후 미얀마와 작년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며 “이스라엘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권순택 사무처장은 “이번 전쟁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수천 발을 쏜 것을 시작점이라고 이야기들 한다"며, “이스라엘의 책임론을 제기하면 ‘하마스 편’으로 몰아가는 논리는 결국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정당화하는 데 활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은 그런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이 ‘맥락’을 제거하고 ‘당장 벌어진 폭력’에만 주목하는 순간, 그런 잘못된 편들기와 이슬람에 대한 혐오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국제연대위원회 양동민 활동가는 현대의 전기차,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 그리고 삼성, LG, SK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로 대표되는 한국 자본과 이스라엘 내 적극적인 교역 관계를 낱낱히 고발했다. 그는 “한국정부와 자본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처한 대량학살의 현실에 아무 관심이 없다"며 “이스라엘과 FTA 수교를 통한 자본들 간의 교류와  대량학살의 현실을 한반도에서 민주주의를 제약하고, 군사화를 촉진하는 계기로 삼을까라는 고민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제국주의 학습모임 반격 전서현 조직국장은 “이스라엘의 식민 역사에는 언제나 이 열강들의 후원이 뒤따랐”다며, “이스라엘 정착 식민주의와, 이를 후원하는 미국 제국주의가 쓰러지지 않았는데 팔레스타인 민중이 어떻게 맞서 싸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외쳤다. 이어 “팔레스타인의 투쟁이 승리의 역사가 되어, 전 세계 피억압 민중이 제2의 팔레스타인, 제3의 팔레스타인이 될 때까지” 이 투쟁에 함께할 것을 촉구했다.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의 사루 활동가는 이스라엘이 국가 차원의 이미지 쇄신 전략의 일환으로 전개해온 핑크워싱을 규탄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 정권의 가자 지구 침공을 두고 “이것은 문명 사회와 정글의 법칙 간의 전쟁”이라 지칭한 것을 언급하며 “그 잘난 ‘문명 사회’에 속하는 이스라엘 정권의 재무장관은 “자랑스러운 동성애 혐오자”라고 자칭하고 있고, 이스라엘 정권의 국방장관과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는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인간 동물”, “짐승이나 다름없는 자들”이라는 말들을 서슴없이 쏟아내고 있다”며, “이것이 ‘성소수자 친화적 국가’, ‘중동 유일의 민주주의 국가’를 자칭하는 이스라엘 정권의 본모습”이라 고발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자아 활동가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테러리즘’이라는 딱지가 붙을 때만 팔레스타인의 저항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민중은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항하는 투쟁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시민사회가 주창한 비폭력 저항운동인 BDS(보이콧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s)운동에 한국사회가 동참할 것을 촉구한 그는 “한국의 HD현대 굴착기가 팔레스타인인들의 가옥파괴와 이스라엘의 불법정착촌 건설에 대거 사용되고 있다”며, “우리는 HD현대에게 이스라엘에서의 철수를 촉구함으로서 대표적인 한국 기업의 이름을 걸고 팔레스타인인의 집을 파괴하는 일을 멈출 수 있다”고 외쳤다.


행진 전 마지막 연대 발언에서 림 자이툰 활동가는 이집트에서 태어나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3세다. 림은 “저는 가자나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대신 여러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여러분은 소명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이 자리에 왔다. 팔레스타인 투쟁의 아픔이, 여러분 안의 무엇인가가 팔레스타인을 선택한 것이다"라며 앞으로의 투쟁과 해방을 “만들어 갈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 뿐"이라며 연대감을 고취시켰다.


마지막 순서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안나 활동가, 성수삼일교회 정태효 목사, 플랫폼씨 홍명교 활동가 3인이 가자지구 학살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즉각 휴전과 민간인 보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군사점령 종식 등을 요구하는 한국 시민사회의 입장이 담긴 성명문을 낭독하고 집회를 마쳤다.



thumb-c57c266fa3e707e5d433ec2425add241_kRYPAaEB_b1d31c1f0672ab96c5f04b9aea95cc5a31fa50bc_600x337.jpg 


이어 시위대는 세종대로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으며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사거리 부근에 다달아서는 3분간 사이렌과 함께 바닥에 죽은 듯이 드러누워 항의를 표현하는 다이 인 die-in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이후 뒷편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5초간 함성을 질렀다.


나머지 행렬이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위대 중 대표 3인은 이스라엘 대사관에 방문해 직접 항의 성명을 전하려 했으나 건물 입구부터 경찰들이 막아섰다. 십여 분간의 실랑이 끝에 건물 관리인에게 성명이 담긴 봉투를 전달하는 선에서 액션을 멈춰야 했다.


시위대는 행진을 마치고 다시 서울파이낸스센터로 돌아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으로 국제전략센터 회원인 마리암 이브라힘의 발언을 들었다. “팔레스타인인은 75년간 정의와 존엄과 책임성을 요구하며 싸워왔지만 강대국들은 위선과 이중잣대로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지원해 왔다”며 “그런데도 팔레스타인인에겐 새로운 전략을 찾으라고, 평화의 목소리가 되라 한다. 마냥 침묵만 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땅을 빼앗기고, 아이들이 살해되고, 형제자매가 체포되고, 집이 불법 철거당하는데, 누군들 가만 앉아서 보고만 있겠냐”고 성토했다.



thumb-c57c266fa3e707e5d433ec2425add241_uvyAOWFa_8ebe358c5471c93c4a0d8d95f07de9c8b7ac7275_600x400.jpg 


장장 세시간에 걸쳐 개최된 집회와 행진을 마치며 시위대는 이스라엘에 집단학살을 멈추라는 구호를 외친 뒤 해산했다.

 

ⓒ 블루프레임(https://www.bluefra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 , , , , ,

0 Comments
많이 본 뉴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