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국제앰네스티 외 12개 시민단체,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 전쟁범죄와의 연결고리를 즉각 끊어내라” 기자회견 개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오늘 (28일) 오후 1시 반부터 2시까지, 분당 HD현대 신사옥 앞에서 HD현대 주주총회가 시작하기 직전에 국내 12개 시민단체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지부와 12개 시민사회단체는 본 기자회견을 통해 HD현대건설기계의 제품이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 가옥 등 건물 파괴에 사용되고 있음을 규탄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HD현대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이전한 판교 글로벌R&D센터(GRC) 신사옥 앞에서 열렸다. 해당 건물에 HD현대건설기계를 포함해 HD현대제뉴인, HD현대오일뱅크 등 17개 계열사가 입주해있다는 점에서 기획됐다.
HD현대 건물 앞 보도 위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비롯해 구속노동자후원회, 국제민주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전쟁없는세상, 반제국주의학습모임 반격, 플랫폼씨, 남북평화재단 등 12명의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연대발언과 구호 제창이 이어졌다.
먼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자아 캠페이너는 지난 3월 16일, 국제앰네스티와 아랍민주주의를 위한 미국단체 던(DAWN)이 함께 발표한 조사 자료를 보고하며,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서안지구의 마사페르 야타에서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가 팔레스타인의 가옥 등 마을 건물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었음을 입증하는 5건의 사례와 HD현대건설기계와 앰네스티 간 오간 서한을 설명했다.
자아 캠페이너는 “HD현대건설기계는 자사와 연관된 인권 침해 피해를 완화할 의무가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자사의 인권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자사 제품이 인권 침해에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HD현대의 인권 실사 부재를 지적하며 "2011년 UN이 발표한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은 HD현대와 같은 기업들이 제품만 팔아놓고 인권 책임에서 나몰라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것" 이라며, "HD현대가 (이스라엘 중개업자에) 납품하고 있는 굴착기를 비롯한 건설기계들이 실질적으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침해들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HD현대는 스스로 인권 실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HD현대가 “팔레스타인인 원주민 강제 이주에 자사의 장비가 쓰인다는 문제제기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불법 정착촌 건설에 쓰인다는 지적에는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피점령지인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 현장에 사용되는 HD현대의 장비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요청에 응해 2013년 1월 현대에 질의문을 보냈지만 ‘민간용으로 공급되지 군용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마사페르 야타 마을을 통채로 부수는 것도, 불법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도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군사정부의 관할이며 이스라엘 점령당국의 이 모든 행위는 전쟁범죄에 상응한다”고 지적했다.
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우리는 전쟁과 군사화에 자본을 투자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얻는 모든 활동을 전쟁수혜활동이라 규정한다"며, "가장 대표적인 예는 무기거래이지만, [중략] 군사적으로 점령한 땅에서 주민들을 강제이주 시키는 데 동원되는 굴착기를 수출하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만약 그런 용도를 알고 있다면 전쟁범죄의 공범인 것이고, 모른다면 인권 실사가 부족했다는 뜻"이고 "어느 쪽이든 현대의 인권경영 방침에 반하는 일"이라 규탄했다.
전서현 반제국주의학습모임 반격 조직국장은 "(앰네스티의 서한에 대한) HD현대건설기계의 위선도 문제지만, 한 세기 전만 해도 이 땅의 사람들이 당했던 일본제국의 식민주의를 타지에서 재현하는 행태에 (가담하고 있음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HD현대건설기계) 최철곤 사장이 2주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에서 발표한 슬로건, ‘모두를 위한 안락한 내일’의 진정성이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전쟁범죄와의 연결고리를 향한 우려는 이미 전세계 국제앰네스티 네트워크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반인권적인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규탄하는 전세계적 시민사회 흐름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텀 레이니스미스 캠페이너는 (영문발언을 통해)“마사페르 야타에서 자행되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강제 이주는 이스라엘이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에 가해온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해 온 잔인한 전략의 일부”라며,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자사 제품의 전쟁범죄의 연결고리를 종식시키기 위해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 단체들은 HD현대건설기계가 인권 실사 절차를 개선하고, 국제인도법 및 국제인권기준에 준하는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이스라엘 중개업체와의 사업관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번 기자회견을 앞두고 HD현대건설기계의 해외투자회사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냈다. 또한 3월 21일 세계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국제적으로 마사페르 야타에서 자행되는 강제 이주를 규탄하는 전세계 174개국, 20만개 서명이 담긴 탄원을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배경
지난 3월 16일, 국제앰네스티와 아랍민주주의를 위한 미국단체 던(DAWN)은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서안지구의 마사페르 야타(Masafer Yatta)에서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가 팔레스타인의 가옥 등 마을 건물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었음을 입증하는 5건의 사례를 보고했다.
마사페르 야타에서는 약 1,15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강제 이주위험에 처해있으며, 이번 철거로 어린이 6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제4차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이주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월 27일 HD현대건설기계에 조사 결과와 함께 서한을 발송했고, 자사 제품이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인권침해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인권 실사 절차를 거쳤는지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 정착촌 활동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했을 뿐 실사 절차나 자사의 기기가 마사페르 야타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옥 파괴에 사용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HD현대건설기계의 이스라엘 유통업체인 에프코(EFCO Ltd, 이하 EFCO)에도 서한을 보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성명문
HD현대건설기계는 이스라엘 전쟁범죄와의 연결고리를 즉각 끊어내라
오늘 3월 28일 2시부터, 이곳 HD현대 신사옥 1층 아산홀에서는 HD현대의 제6회 정기주주총회가 열린다. 우리는 HD현대의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가 이스라엘 전쟁범죄에 공모하고 있는 사실을 규탄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와 개인을 대표해 오늘 이곳에 모였다.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팔레스타인인들의 가옥과 건물 등 마을을 파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마사페르 야타에는 약 1,15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강제 이주위험에 처해있으며, 이들은 이미 이스라엘군이 굴착기로 이웃들의 집을 무너뜨리고 마을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굴착기에는 현대의 로고가 적혀 있다. 군사적으로 점령한 땅에서 주민들을 강제 이주 시키는 행위는 제4차 제네바협약을 정면 위반하는 전쟁범죄다.
지난 3월 16일 발표된 국제앰네스티와 아랍민주주의를 위한 단체 던(DAWN)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에 마사페르 야타에서 진행된 철거 중 총 5건에서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가 사용되었다. 2022년 2월 15일, 이스라엘군은 현대 HX330AL 크롤러 굴착기를 사용해 마사페르 야타 내 칼렛 알 마야(Khallet al-Mayah) 마을의 집 한 채와 물탱크를 파괴됐고 일가족 6명을 내쫓았다. 2022년 7월에는, 현대 HW210 휠 굴착기 한 대와 HX330AL 크롤러 굴착기 한 대가 이스라엘군이 움쿠사(Umm Qussa) 마을의 집 두 채를 파괴하는 데 각각 이용되었으며, 이로 인해 최소 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집을 잃었다. 이러한 모든 사례에서 굴착기에 현대의 로고와 이스라엘 내 HD현대건설기계 중개업자인 이스라엘 회사 에프코(EFCO)의 브랜드 스티커가 확인됐다.
이와 같은 전쟁범죄와의 연결은, HD현대건설기계가 바로 이 철거가 진행 중이던 2022년 7월 20일 대대적으로 발표한 인권경영 실천규정에 비춰볼 때 더욱더 실망스럽다. 이 문서에서 HD현대건설기계는 “경영활동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인권침해도 거부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역주민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 2023년 1월 27일 국제앰네스티는 HD현대건설기계가 국제적 의무와 자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우려를 표명한 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HD현대건설기계는 2월 2일 답변에서, “현대건설기계는 인권 존중의 의무를 준수하고 있고, 유엔 이행원칙을 증진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정착촌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HD현대의 장비가 마사페르 야타의 건물 파괴에 사용된 것과 관련한 질의에는 아무런 답변을 제공하지 않았고, 2월 6일 다시 한번 질문한 서한에 대해 오늘 시점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은 기업이 활동하는 모든 곳에서 인권을 존중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다. 이는 기업이 직접 인권침해에 관여하지 않을지라도 자신의 활동, 제품, 서비스와 연관된 모든 인권 피해를 예방, 대처, 완화, 구제하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업은 또한 인권을 준수하는 고객사에만 제품을 판매하도록 유통업체에 요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는 HD현대건설기계, 에프코(EFCO) 및 이스라엘군을 연결하는 정확한 계약 없이도 적용된다.
군사점령을 포함한 무력분쟁 상황에서 기업은 국제인도법을 존중해야 한다. 강제 이주와 위법한 철거는 민간인에 대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공격에 해당하며, 제4차 제네바협약과 로마규정이 규정하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 기업 행위자가 상황을 알면서도 반인도적 범죄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실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 그러한 범죄의 조력 및 지원에 대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마사페르 야타 가옥 파괴행위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주거권을 포함한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침해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점령지역의 점령 당국으로서 이러한 권리를 존중 및 보호할 의무가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실사 절차를 통해 자사 제품이 인권침해와 연관되는 것을 예방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HD현대건설기계는 인권 실사 절차를 개선하라
하나, 국제인도법 및 국제인권기준에 준하는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이스라엘 중개업체와의 사업관계를 중단하라
2023년 3월 28일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옥파괴에 사용되고 있음을 규탄하는 한국시민사회 일동
구속노동자후원회 Committee to Support Imprisoned Workers
국제민주연대 Korean House for International Solidarity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Amnesty International Korea
기업과인권네트워크 KTNC Watch
남북평화재단 Korea Peace Foundation
다른세상을향한연대 Solidarity for Another World
반제국주의학습모임 반격 Anti-Imperialist Study Group 'Fightback'
서울인권영화제 Seoul Human Rights Film Festival
전쟁없는세상 World Without War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Network for Glocal Activism
팔레스타인평화연대 BDS Korea
플랫폼씨 Platform.c
피스모모 Peacem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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