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강국의 경험을 AI 경쟁력으로…, 한국이 피지컬 AI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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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욱 기자 0   0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AI 평가 전문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는 한국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AI 경쟁에서 ‘명확한 3위’로 평가하고, 이를 기념하는 인증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했다.


AI 모델을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여온 한국의 다음 과제는 이러한 AI 역량을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AI 경쟁의 무대는 이제 디지털 공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AI를 넘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로봇과 설비의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새로운 기술 경쟁의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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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C AI,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 출범식


이러한 변화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 배터리, 방산 등 다양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AI 기술뿐 아니라 이를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공정과 설비, 로봇 등 현실의 산업 환경이 필요하다.


정부도 이러한 산업 기반을 피지컬 AI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피지컬 AI를 반도체, AI 데이터센터와 함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한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 확보 전략’에서는 데이터와 기술, 확산, 생태계를 4대 축으로 설정하고, 데이터 확보와 핵심 기술 개발부터 현장 실증·상용화까지 이어지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핵심은 개별 기술 하나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지컬 AI가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산업 현장의 실제 데이터와 가상환경에서 생성한 합성데이터를 확보하고, 월드모델과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 핵심 AI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이를 로봇·센서·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와 연결해 피지컬 AI 풀스택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개발된 기술을 실제 산업으로 확산하는 것도 중요한 축이다. 특히 제조업의 AI 전환은 이러한 전략의 주요 무대 중 하나다. 산업통상부는 제조업의 AI 전환을 뜻하는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를 추진하며 AI 팩토리와 AI 로봇, AI 반도체 등 제조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AI 팩토리 500개 구축을 목표로 고품질 제조데이터 수집과 AI 모델 개발·실증을 지원하고, AI 적용 범위를 생산공정에서 생산계획과 공급망·재고관리 등 제조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의 주력산업을 피지컬 AI 개발과 실증의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북과 경남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피지컬 AI 연구개발사업이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조4,131억원을 투입해 전북에서는 공장 자율운영 기술을, 경남에서는 제조 공정의 정밀 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실증한다.


정부가 산업 현장을 피지컬 AI 기술의 개발·실증 기반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각 산업의 현장과 AI 기술을 연결하는 시도를 확대하고 있다.


NC AI는 철강, 조선, 국방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피지컬 AI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포스코DX와는 산업 현장에 적용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한화오션과는 조선 현장의 용접 작업을 위한 피지컬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로템과는 월드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장 상황을 가상환경에서 학습·검증할 수 있는 피지컬 AI 통합 시뮬레이터와 로봇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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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C AI, 전북∙경남 피지컬 AI 대형 국책과제 동시 선정


NC AI는 앞서 소개한 전북·경남 피지컬 AI 연구개발사업에도 참여해 지역 산업과 연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전북에서는 디지털트윈과 무인공장을 중심으로 자율공장 구현에 필요한 피지컬 AI 기술을 개발한다. 공장 설비와 작업 공간을 3D 가상환경에 구현하고 작업자의 움직임까지 시뮬레이션해 실제 산업 현장을 가상공간에 재현한다. 


여기서 생성한 AI 학습 데이터를 VLM·VLA 모델의 학습과 검증에 활용하는 한편, 제조 현장의 다양한 상황과 공간을 이해하는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설비와 로봇이 공장 전체의 상황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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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C AI, VAETKI Twin


경남에서는 월드모델(WM)과 대규모 행동모델(LAM)을 기반으로 제조 현장의 정밀 제어 기술을 개발한다. 센서와 비전 등 산업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설비와 작업 환경의 물리적 상황을 이해하고 변화를 예측하는 월드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LAM이 현장 상황에 맞춰 설비와 로봇의 행동을 계획·제어하도록 한다.


상황을 인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구현해 조선 용접과 반도체 후공정 등 제조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결국 한국이 가진 산업 경쟁력을 피지컬 AI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각 산업의 공정과 환경에 맞게 고도화하고 실제 현장에서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디지털 공간에서 시작된 AI 경쟁이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지금, 정부의 국가 전략과 기업의 기술 개발, 산업 현장의 실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제조 강국으로 축적해온 역량을 피지컬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 기반으로 전환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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