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모넷코리아·세안텍스, 차세대 시설관리 플랫폼 출시… 건물 관리도 데이터로 한다
산업용 무선 센서 전문기업 모넷코리아(Monnit Korea)와 시설관리 전문기업 세안텍스(SEAN TECS)가 차세대 시설관리 플랫폼을 선보였다. 단순한 관제 시스템이나 빌딩관리시스템 수준을 넘어 건물 운영의 모든 단계를 데이터로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금까지 시설관리 현장에서는 ‘사람의 경험과 눈’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왔다. 설비가 고장 나야 수리에 나서고, 입주사 민원이 접수돼야 조치가 시작됐다. 이번에 양사가 내놓은 플랫폼은 이러한 사후 대응 방식을 사전 예방형으로 바꿔놓는다. 건물 곳곳에 부착된 무선 센서가 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자동제어 조치, 인공지능(AI)이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며, 가장 가까운 인력에게 자동으로 작업 및 페트롤 출동이 배정되는 구조다.
모넷코리아는 미국 모닛 본사의 기술력과 세안텍스의 국내 시설관리 운영 경험을 결합한 외국인 투자 합작법인이다. 회사 측은 이번 솔루션을 통해 운영 회사를 넘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5년 안에 통합 매출 300억원 규모의 사업 구조를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건물도 이제 스스로 말을 한다
새 플랫폼의 핵심은 ‘말 없는 건물을 말하게 만드는 것’이다.
건물 내 냉동기, 공조기, 펌프, 배전반, 발전기 같은 핵심 설비에는 각각 적합한 무선 센서가 부착된다. 진동, 온도, 압력, 전류 같은 상태 값이 실시간으로 모이고, 이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거쳐 의미 있는 정보로 변환된다.
예를 들어 냉동기에서 평소와 다른 진동 패턴이 감지되면 시스템은 이를 베어링 마모 초기 징후로 판단하고 미리 정비 일정을 잡는다. 공조기 필터가 막혀가는 조짐이 보이면 입주사에서 ‘냉방이 약하다’는 민원이 들어오기 전에 교체 작업이 배정된다. 사람의 감각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운 변화를 센서가 먼저 포착하는 셈이다.
특히 양사는 노후 건물에서도 무선 센서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데이터 수집을 즉시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존 시스템을 뜯어내거나 대대적인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이상 신호 감지부터 조치 완료까지 자동으로
기존 관제 시스템과 새 플랫폼의 차이는 ‘알람 이후’에 있다.
지금까지의 관제 시스템은 이상이 감지되면 알람을 울리는 데서 역할이 끝났다. 그 알람을 누가 확인하고, 누가 현장에 출동하며, 어떻게 조치했는지는 모두 사람의 몫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달 누락이나 시간 지연이 잦았다.
새 플랫폼은 이상 감지 이후의 모든 단계를 끊김 없이 자동으로 연결한다. 이상 신호가 잡히면 위험도가 자동 분석되고, 작업 지시서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그 작업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현장 인력에게 곧바로 배정된다. 현장 조치가 끝나면 결과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학습 데이터로 축적된다.
양사는 이를 통해 긴급 출동 자동 배정 시간을 평균 2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으로 고장이 발생하는 설비는 별도로 분류돼 예방 정비 일정이 미리 잡히고, 사고가 잦은 구역은 위험 지도 형태로 시각화돼 순찰 동선이 자동 재조정된다.
모넷코리아는 기존 시스템이 ‘문제가 생겼다고 알려주는’ 수준이었다면 새 플랫폼은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주는’ 시스템이라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예측 정확도가 함께 높아진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누가 이득을 보는가… 네 개 주체별 효익
이번 플랫폼이 의미 있는 이유는 시설관리 생태계의 각 주체에게 눈에 보이는 이익을 만들어준다는 점에 있다. 양사는 자산운용사·리츠 운용사, 시설관리 위탁사, 입주사, 현장 인력 등 네 개 주체별 효익을 명확히 제시했다.
첫째, 자산운용사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운용사는 자산 가치를 숫자로 증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운용사들은 건물 운영이 잘되고 있는지를 정성적 보고서로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새 플랫폼이 도입되면 설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돌아갔는지, 에너지 사용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입주사 민원이 얼마나 빨리 처리됐는지가 모두 실제 측정 데이터로 남는다. 이는 곧 건물의 운영 성과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며, 펀드 성과 보고와 자산 매각 협상에서 결정적인 협상력으로 작용한다. 양사가 제시한 운영비 30% 절감과 설비 정지 시간 40% 감소는 자산을 장기 보유하는 운용사 관점에서 매각 가치 차이로 직결되는 수치다.
둘째, 시설관리 위탁사와 현장 책임자는 보고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매월 작성해야 하는 운영 보고서가 자동으로 만들어지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시점의 데이터를 즉시 조회할 수 있다. 야간이나 주말에도 원격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현장 책임자가 매번 출동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발주처를 상대로 ‘어떤 일을 어떻게 했는지’를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변화다.
셋째, 입주사는 더 쾌적한 환경과 빠른 민원 처리를 체감한다. 냉방이 약하거나 공기 질이 나쁘다는 민원이 접수되기 전에 시스템이 먼저 이상을 감지해 조치한다. 화장실 관리, 공조 상태, 실내 온습도 모두 상시 모니터링되기 때문에 입주사는 같은 관리비를 내고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게 된다. 임차료가 높은 사무용 빌딩이나 대형 상가에서는 입주사 만족도가 곧 임대 갱신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자산 가치와도 직결된다.
넷째, 현장 운영 인력은 일하기가 한결 합리적으로 바뀐다. 그동안 모든 점검을 일률적으로 순회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도와 우선순위에 따라 점검 동선이 자동으로 재배치된다. 모바일 단말로 지시를 받고 결과를 보고할 수 있어 종이 점검표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반복적이고 형식적인 점검은 센서가 대신하고, 사람은 판단과 조치가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숙련 인력이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도록 만드는 변화라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시설관리 임원은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숙련된 기사들이 단순한 점검과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라며, 데이터 자동화가 자리 잡으면 같은 인력으로도 운영의 질이 크게 올라간다고 평가했다.
시장 흐름과 맞물린 출시… 43조 시장이 빠르게 움직인다
양사가 이 시점에 통합 플랫폼을 내놓은 배경에는 시설관리 산업의 변화 속도가 있다. 국내 시설관리 시장 규모는 약 43조원에 이르며, 세계 스마트 시설관리 시장은 연평균 12.4%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존스랑라살, 시비알이(CBRE), 독일 지멘스, 미국 허니웰 등 글로벌 주요 사업자는 이미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 통합 플랫폼 구조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반면 국내 시장은 디지털 전환이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다. 빌딩관리시스템 사업자, 에너지관리 사업자, 인공지능 분석 사업자, 인력 위탁 사업자가 영역별로 따로 활동하고 있어 자산운용사가 통합 솔루션을 도입하려 해도 여러 사업자를 따로따로 결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양사는 바로 이 빈자리를 정조준해 통합 플랫폼을 내놓은 셈이다.
모넷코리아는 시설관리 산업은 더 이상 ‘몇 명을 투입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운영 성과를 올렸는가’를 증명해야 하는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사업자는 결국 가격 경쟁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센서·관제·운영을 한 회사가 모두 제공’… 국내에서 보기 드문 구조
이번 플랫폼의 또 다른 차별점은 한 회사 안에서 센서, 관제 소프트웨어, 현장 운영 인력까지 모두 제공한다는 점이다. 세안텍스는 26년 이상 시설·보안·환경 분야의 운영 경험을 축적해 온 사업자로, 직영 현장 인력 조직과 다수 현장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모넷코리아는 미국 모닛 본사의 무선 센서 기술과 국내 사물인터넷(IoT)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센서, 게이트웨이, 관제 소프트웨어 영역을 담당한다.
기술 기반의 척추 역할은 무선 센서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산업용 엣지 게이트웨이가 맡는다. 건물 곳곳에 흩어진 센서 데이터를 한데 모아 위·변조가 불가능한 형태로 안전하게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기존 건물 시스템과의 연결도 별도 교체 없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업계는 보통 센서 회사, 소프트웨어 회사, 운영 회사가 따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한 회사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은 도입 고객 입장에서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는 큰 장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리츠·자산운용 입찰 시장 정조준… ‘데이터로 자산 가치를 증명한다’
모넷코리아는 이번 플랫폼을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닌 ‘데이터 자산화 사업의 시작점’으로 정의한다. 현장에서 쌓이는 운영 데이터를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커지는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회사는 향후 △500개 이상 건물 적용 △운영비 30% 절감 △설비 정지 시간 40% 감소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동시에 리츠와 자산운용사를 겨냥한 자산관리·시설관리 통합 입찰 시장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리츠와 자산운용 시장은 그간 국내 시설관리 사업자에게 진입이 까다로운 영역으로 평가돼 왔다. 자산 가치 제고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을 숫자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무선 센서 기반의 실측 데이터와 인공지능 예측 모델로 이 정량적 증빙 체계를 갖춤으로써 단순 시설관리 사업자가 아닌 자산 가치 제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의 한 임원은 투자자에게 펀드 성과를 보고할 때 정성적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센서 기반 실측 데이터로 운영 성과를 증명할 수 있다면 자산운용사에게도 결정적 무기가 된다고 평가했다.
운영회사에서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모넷코리아 염정훈 대표는 “이번 솔루션은 사물인터넷 사업자 혼자, 시설관리 사업자 혼자, 소프트웨어 사업자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구조”라며 “모닛의 글로벌 기술 자산과 세안텍스의 현장 운영 자산이 결합돼야 비로소 한국형 통합 시설관리 플랫폼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설관리 산업은 사람 경쟁에서 데이터 경쟁으로, 가격 경쟁에서 가치 경쟁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데이터를 가장 먼저 모으기 시작하는 사업자가 향후 5년의 시장 판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넷코리아, Monnit, 모넷코리아·세안텍스, 세안텍스, SEAN TECS, 차세대, 시설관리, 플랫폼, 출시, 건물, 관리도, 데이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