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공원 길고양이 갈등…밥그릇 놓고 찬반 민원 빗발
강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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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5 03:13
공원 내 허가되지 않은 시설로 인해 민원 발생이 있어 이전 협의하고자 하오니 본 안내문을 보시면 공원관리소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용산구 효창공원의 한 나무에는 길고양이 때문에 생긴 주민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는 안내문이 나붙었습니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겠다며 밥그릇과 사료를 가져다 놓는 이른바 '캣맘'들과, 이로 인해 공원이 훼손되고 있다며 관련한 물건을 모두 치워야 한다는 주민들의 갈등입니다.
용산구청 공원녹지과는 올해 들어서만 효창공원 길고양이에 관한 민원을 20건 접수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이용자들이 구청에 '길고양이 밥그릇을 치워달라'고 민원을 넣은 것을 인증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일부 네티즌은 고양이를 혐오 표현으로 부르는 게시글까지 올리며 길고양이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캣맘들이 이에 굴하지 않고 밥그릇 설치를 이어가는가 하면, 구청에 역으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입니다.
자신을 용산구민으로 소개한 한 네티즌은 공원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 시설을 치웠다가 이를 설치했던 캣맘으로부터 재물손괴죄로 형사고소를 당했다는 사연을 인터넷에 올리며 "국가지정문화재가 이렇게 훼손되고 방치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 등 애국지사가 잠들어 있는 효창공원이 사적 제330호로 지정됐다는 점을 들어 보다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용산구 유기동물 쉼터 '쉬어가개냥' 대표이자 캣맘인 이 모(62) 씨는 오늘(3일) "올해 초 논란이 시작된 뒤로 캣맘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내 돈, 내 시간을 써가면서 고양이들을 하나라도 살리려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http://naver.me/GoBsaj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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