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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방 "벨라루스 군인, 러시아서 미사일 운용 훈련", 벨라루스 대통령 "전략핵무기 배치도 가능"
핀란드가 중립국 노선을 포기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31번째 회원국으로 이름을 올리자 국경을 맞댄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핵 위협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찾는다. 두 정상이 러시아의 전술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핀란드 나토 가입, 국익 위협" 전술핵 배치 정당화하는 러시아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군 수뇌부들과의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물론 '반(反)러시아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에 대응해 가까운 동맹인 벨라루스의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쇼이구 장관은 벨라루스에 이미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이스칸데르의 사거리는 약 500km 수준이며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다. 쇼이구 장관은 "우리는 동맹국의 안보를 지킨다"며 "지난 3일 러시아 훈련장에서 벨라루스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운용 훈련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나토의 확장은 우리의 안보와 러시아의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러시아는 안보를 위해 전술적·전략적 측면에서 대응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핀란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1340㎞의 국경을 맞댄 핀란드가 4일 나토에 공식 가입하면서, 러시아와 나토 간 접경지역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핀란드가 전시에 병력을 최대 28만명 동원할 수 있고, 포병 전력이 서유럽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러시아엔 부담이다. BBC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푸틴에겐 좌절"이라고 평했다.
핀란드는 74년간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하면서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나토와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를 맺고 협력만 해오던 상태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여론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서 입장을 바꿔 지난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나토 신규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 30개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만큼 정식 합류까지 약 1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핀란드에 나토 병력을 당장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러·벨라루스 정상 5일 회담…전술핵 배치 논의 여부 주목
러시아와 나토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상은 5일 대면 회담을 진행한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협상에서 양자 및 국제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수입 대체, 협력 심화, 첨단산업 발전과 함께 국제 정세 및 안보 조치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는 전술핵무기 배치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러시아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 배치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벨라루스 정부도 러시아의 전술핵 무기를 자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서방의 압력에 대응하고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혈맹'으로 통한다. 벨라루스는 러시아군이 자국 영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는 것을 용인해 사실상 침공의 길을 열어준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서방은 벨라루스를 러시아와 함께 제재 목록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