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애경 반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정 무산…다시 막막해진 피해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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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애경 반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정 무산…다시 막막해진 피해보상

조창식 0   0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피해보상을 위해 가습기살균제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최종 조정안이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번 조정안은 가습기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 지 11년 만에 나온 조정안이었다. 조정 성립이 어렵게 되면서 7000여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가해 기업들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을 길은 다시 막막해졌다.

5일 가습기살균제 조정위(위원장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와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옥시와 애경은 조정위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최종 조정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서면 의견을 제출했다. 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롯데쇼핑·이마트·홈플러스 등 7개 업체는 조정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은 조정안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두 기업이 피해보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인 만큼, 두 기업이 조정안에 반대하면서 조정은 성립이 어렵게 됐다. 두 기업은 피해보상 총액과 각 기업이 분담해야 하는 비율, 조정안의 피해보상 기준, 조정안에 따른 피해보상의 종국성 담보 문제 등을 들며 조정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 측은 이날 “이미 폐 손상을 입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3640억원을 지급했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애경 측은 “조정위 발표 전에 구체적인 회사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조정위에 따르면 조정위가 의견을 물은 피해자 단체 중 사실상 절반은 현 조정안에 대해 미회신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피해자 단체들 중 얼마나 동의했는지는 무의미하다”고 했다. 피해자 과반 이상이 동의했더라도, 보상 책임이 있는 기업이 반대할 경우 조정 성립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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