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58295?sid=104
18명 사망, 243명 부상
8월 2일까지 비상사태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수천명이 개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18명이 사망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다음달 2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정부는 개헌안을 철회했지만 시위의 배후에 분리주의자가 있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해 불안한 정국이 계속될 전망이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시위를 두고 “악의적인 외부세력에 의해 수년 동안 준비된 것”이라며 “시위의 주요 목적은 우즈베키스탄의 영토 보전을 침해하고 인종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같이 전했으며 검찰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단호한 조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자치권 박탈 개헌이 부른 시위
우즈베키스탄 서북부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지난 1~2일 수천명이 가담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민 14명과 경찰 4명 등 18명이 사망하고 243명이 부상당했으며 516명이 체포됐다. 지역 인터넷망이 차단됐으며 경찰은 구금된 시민들의 휴대폰에서 시위 장면을 담은 영상을 삭제한 뒤 내보내고 있다고 유라시아넷이 전했다. 자유유럽방송은 1000명이 다쳤다는 보고가 있으며 인터넷이 차단돼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카라칼파스크스탄을 자치공화국에서 일반 행정구로 격하한다는 개헌안을 지난달 말 내놓은 것이 시위의 발단이 됐다. 기존 헌법은 카라칼파스스탄 주민들은 투표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에서 탈퇴할 권리까지 보장했는데 새 헌법 초안은 ‘카라칼파크스탄을 우즈베키스탄의 불가분의 일부로 인정한다’는 문구를 담고 주민투표를 통한 탈퇴권은 삭제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개헌안을 철회하고 카라칼파크스탄 지역에 다음달 2일까지 한 달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카라칼파크스탄의 인구는 약200만명이다. 우즈베키스탄인은 32%에 불과하며 카라칼파크인과 카자흐인 등 소수민족들이 대부분을 이룬다. 카라칼파크스탄의 인구는 우즈베키스탄 전체 인구(3400만)의 6%에 불과하지만 영토는 전체 국토의 40%에 이른다. 대부분 사막이며 환경재앙으로 유명한 아랄해도 카라칼파스크스탄 자치공화국 내에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카라칼파크스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 남아 있을지 독립 선언을 해야 할지가 논쟁거리였다. 1993년 우즈베키스탄 헌법에 카라칼파크스탄에 자치공화국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 문제는 봉합됐다.
카라칼파크스탄은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았지만 경제적으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남아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이후 언론·국경 통제 조치를 완화하는 등 개혁조치를 이뤄내며 외부의 투자를 유치했다. 25년 동안 장기 집권했다 사망한 전임자 이슬람 카리모프 초대 대통령과 차별화를 이루려는 조치였다. 그 결과 우즈베키스탄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했지만 대부분 사막 지역인 카라칼파크스탄은 여전히 낙후된 채 다른 지역과의 격차만 커졌다. 아랄해 고갈과 토양 염분농도 상승으로 인한 환경재해나 지역의 물 문제는 방치됐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많은 지역 주민들이 결핵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만든 중앙아시아의 불안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우즈베키스탄 전체의 경제가 주저앉았고, 기후변화와 물 부족 현상은 더 악화됐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단행한 언론 등에 대한 ‘유화 조치’도 후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전쟁으로 러시아 노동력 송출이 중단되며 실업 등 경제문제가 악화됐다. 지난 30년 동안 카라칼파크스탄에서 분리독립 요구가 일어난 적은 없었지만 향후 분리독립 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무리수 격인 개헌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많은 옛 소련 국가들이 영토보전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유라시아넷이 전했다. 침공 이후 카자흐스탄은 공용어에서 러시아어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타지키스탄에서는 고르노-바다흐샨 자치주에서 시위가 일어나자 정부가 인터넷을 끊고 강경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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