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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직격탄으로 인해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사실상 현실화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배포한 '2022 가을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 증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압박, 가계 구매력 저하, 취약한 외부 환경, 긴축된 재정 여건으로 유로존 및 대부분 회원국이 올 마지막 분기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경제활동 위축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기술적 경기침체'로 규정했다.
집행위는 올해의 경우 1·2분기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처 완화 효과로 예상보다 강한 경기 회복세를 보인 영향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EU 3.3%, 유로존 3.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7월 하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놓은 EU 2.7%, 유로존 2.6%를 모두 상회한 것이다.
그러나 올 3분기 들어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4분기부터는 경기 위축이 본격화한다는 게 집행위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집행위는 내년 실질 GDP 증가율이 EU와 유로존에서 모두 0.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발표 때와 비교하면 EU는 1.2%포인트(P), 유로존은 1.1%P 대폭 하향 조정됐다.
2024년에는 GDP 증가율이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회원국별로 보면 유럽 경제 규모 1위인 독일은 내년 GDP가 0.6% 감소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편에 속하기에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여파로 해석된다.
이 외에 프랑스 0.4%, 이탈리아 0.3%, 스페인 1.0%, 폴란드 0.7% 등의 실질 GDP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집행위는 전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7월 발표 때보다 전망치가 1%P가량 상향조정돼 EU 9.3%, 유로존은 8.5%로 전망됐다. 사상 최고 수준이다.
내년에도 EU 물가상승률이 7.0%, 유로존 6.1%로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2024년 각각 3.0%, 2.6%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파올로 겐틸로니 EU 재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예상보다 더 빠른 인플레이션이 계속됐지만,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연말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회원국별 물가상승률 편차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중부·동유럽 지역 국가일수록 상승 폭이 컸다.
집행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각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프랑스가 5.8%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에스토니아는 19.1%에 달했다. 내년에도 덴마크 3.7%에서 헝가리 15.7%까지 편차가 클 전망이다.
집행위는 물가상승을 견인한 에너지 가격은 올해 여름 정점을 찍은 뒤 온화한 겨울철 날씨와 가스 비축량 확보의 영향으로 최근 몇 주간 크게 안정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