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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지난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13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앞서가고 있지만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기회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CNN 인터뷰에서 "하원에서의 내 리더십 유지 여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상원 격전지이던 네바다주(州) 개표 결과 민주당의 승리가 확정된 날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50석을 선점, 공화당(49석)보다 1석 앞선 상황에서 내달 조지아주 결선투표를 지켜볼 여유가 생겼다.
전체 435석이 투표에 부쳐진 하원의 경우 현재 공화당이 212석으로 민주당(204석)을 앞서고 있지만 19석이 남은 상황. 이 중 민주당이 근소 차로라도 앞서는 선거구는 11곳(뉴욕타임스 집계 기준)으로, 이 11곳 모두에서 승리해도 과반 218석 차지는 어렵게 된다.
대부분의 미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지금 개표대로 승부가 결론 날 경우 민주당은 215석을 차지해 과반에 근접하고, 공화당은 220석을 확보해 가까스로 다수당을 유지만 한 셈이 된다.
미국 헌정사에서 백악관을 차지한 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차지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상원을 수성하고 하원도 과반에 가깝게 유지한 민주당이 이번 선거는 이긴 것과 다름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두 달 전만 해도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한낱 '세류(細流)'에 그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느냐"며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앞길이 밝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을 겨냥, "아직 많은 표가 남아 있다"며 "그들은 아직 이기지 못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82세인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무려 36년째 의원직을 유지 중이다.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19선에 성공했다.
조지 W.부시 전 공화당 정부 시절이던 2007년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 돼 2011년까지 직을 유지한 뒤, 다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한 2019년부터 하원의장을 역임하고 있다.
미국에서 하원 의장은 대통령 승계 서열 2위이자 권력 서열 3위에 달하는 최고위직이다.
그런 펠로시 의장이 지난 8월 타이베이를 방문한 건 미중 전략경쟁이 새로운 긴장관계로 접어드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불장난' 등 수위 높은 언어로 표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하원이 공화당에 넘어가면 82세의 펠로시 의장은 정계은퇴를 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그의 추후 거취 문제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관심사였으며, 선거 직전 남편이 괴한의 습격을 받은 일도 있었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이기면 직을 유지하겠다'는 CNN의 직접적인 질문에 "제 결정은 제 가족의 바람과 제 지역구의 희망에 기반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