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267221?sid=104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에서 원숭이두창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끔찍한 결과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공공보건 전문가는 물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최근 확산세를 보이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이 2년 반 전 코로나19 확산에도 멈칫거린 상황과 여러모로 비슷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사이에 원숭이두창의 지역 내 감염이 진행돼 통제할 기회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5월 19일 첫 환자 발생 이후 150명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나왔고 전세계 48개국에서 지난 6주간 최소 3천2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와 같은 확산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할지 논의했다.
WP는 이런 외부의 움직임과 달리 미국에선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나 취약자에 대한 백신 접종 등 대응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정부가 원숭이두창의 증세나 위험성 등을 충분히 안내하지 않아 바이러스에 특히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등이 특히 취약해질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
미국 특별병원균연구네트워크의 로런 사우어 국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힘든 상황"이라며 "2020년 1월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누가 검사를 하고 받아야 할지, 원숭이두창의 증세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미국 보건당국의) 안내는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오래전부터 알려진 질병이기에 수십년간 연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초기 부실 대응은 더 실망스럽다고 WP는 평가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원숭이두창 검사 대상이 되는 범위가 너무 좁고, 결과가 나오는 데도 너무 오래 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WP는 정부가 처음에 원숭이두창 검사 권한을 공중보건 실험실 수십곳에만 맡기고 수천곳의 민간 시설은 검사 주체에서 배제했는데,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초와 닮았다고 전했다.
또 감염자가 많이 몰리는 주요 대도시 주변에 이와 같은 공중보건 실험실이 집중된 것도 아니어서 검사 역량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한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WP에 피부 발진 등 증세가 나타나 검사를 받으러 병원 4곳을 돌았지만 번번이 거부당했고 결국 열흘 만에 겨우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욕대 바이러스학자 조지프 오스먼드슨은 "이 환자와 같이 증세가 있음에도 검사를 거부당한 사례를 십여 건 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2일 뒤늦게 내달 초부터 5개의 대형 상업 실험실에서 원숭이두창 검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의사가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게 하려 해도 먼저 지역의 전염병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한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일선 병원에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제대로 된 최신 정보도 제공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CDC는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할 때 수십년 전 아프리카 환자의 심각한 발진 등 병변 사진을 제공했는데, 최근 서구에서 퍼지는 원숭이두창의 발진은 과거보다는 다소 모호한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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