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후임 성기 움켜쥔 혐의로 기소된 육군 간부, 1심서 무죄 받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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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후임 성기 움켜쥔 혐의로 기소된 육군 간부, 1심서 무죄 받은 이유는

강정권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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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원 “의사 소견서에 ‘성희롱’ 있지만 ‘성추행’ 안 담겨”
군 검찰 1심 불복해 항소…피해자 가족 “동성 추행이라 관대”

군사법원이 동성 후임의 성기를 움켜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육군 간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 측이 제출한 의사 소견서에 ‘성희롱’은 기재돼 있으나 ‘성추행’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군 검찰은 양성평등기본법상 성희롱은 언어적 행위뿐 아니라 육체적 행위를 포함한다며 항소했다.

2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육군 주임원사 A씨는 2017년 4월 체력단련 시간에 풋살장에서 축구를 하던 중 B씨의 성기를 움켜잡은 혐의(군인 등 강제추행)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사건 당시 고통으로 인해 앞으로 고꾸라졌는데 이 장면을 같은 장소에 있던 동료들도 목격했다고 했다.

B씨의 진술 조서를 보면 그는 이전에도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군 경찰에서 “2017년 3월쯤 A씨가 왜 부부관계를 안 하냐고 말해 수치스러웠다”며 “니 마누라가 뚱뚱해서 애가 안 생기는 거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런 일에 시달리던 B씨는 정신과 진료까지 받다가 2020년 5월 전역했다.

B씨는 제대 3개월 뒤인 2020년 8월 A씨를 국방헬프콜에 신고했다. 동료들은 수사기관에 출석해 “A씨가 다른 간부들의 성기를 발차기하듯 발로 차는 것을 몇 번 본 적 있다”거나 “A씨가 B씨의 성기를 손으로 잡았고, 장난으로 잡은 것 같아 B씨가 웃어넘겼다”고 진술했다. B씨가 정신과 진료 당시 의사에게 받은 소견서에는 “2017년 1월쯤부터 군대 내에서 보직 변경, 폭언, 성희롱 등의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우울감이 심해짐”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제3군단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1월24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씨가 제출한 의사 소견서에 성희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내용은 기재돼 있으나 성폭력이나 추행 등을 당했다는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성기를 움켜잡았을 당시 A씨와 B씨가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를 두고 당사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이 엇갈린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평소 다수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성기 부위를 발로 차고는 했다고 했으므로 B씨의 성기를 움켜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군 검찰은 소견서를 작성한 정신과 전문의는 형사법 전문가가 아니고, 양성평등기본법에서 정의하는 성희롱은 육체적·언어적·시각적 행위를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항소했다. 피해자와 목격자가 성기를 움켜쥔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한 점도 1항소 이유로 들었다. B씨의 가족은 “밝던 동생이 성추행 이후 사회생활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는데 무죄라니 말이 안 된다”면서 “남자 대 남자의 성추행이라 군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다. 군이 아니라 사회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면 이런 판결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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