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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4710412?sid=104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식량 공급 쇼크는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발표한 식량위기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공급망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상 기후로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에 파괴된 식량 공급망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7월물 밀 가격은 42%가량 급등했다. 옥수수와 콩 가격(7월물)은 각각 31%, 27% 상승했다. 4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은 농경지를 버리고 전쟁터나 해외로 떠났다. 그나마 우크라이나에 남은 농부들도 쏟아지는 폭격 탓에 지난 봄 밀과 같은 주요 작물의 파종 시기를 놓쳤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우크라이나 농경지 중 20~30%가 파종되지 않거나 수확되지 않은 상태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도 뚝 끊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주된 수출로인 흑해 항구를 장악하면서다. 수출되지 못한 채 창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현재 2200만t에 달한다. 이 곡물이 이른 시일 내 수출돼야 새로 수확하는 농산물을 온전히 보관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는 8월까지 해상 수출길을 확보하지 못하면 농작물이 (수확되지 못해) 밭에서 썩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화한다”는 세계 각국의 비판이 쏟아지자 일부 우크라이나 항구의 운영을 재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항구 일대의 지뢰를 직접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상 불가능한 단서를 달았다.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 5월 밀 수출을 금지한다고 선언하는 등 각국은 농산물 수출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소 20개국이 식량 수출에 제한을 뒀다”며 “식량보호주의가 식량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니냐 충격에 작황까지 부진
라니냐는 글로벌 식량위기를 가중시키는 또 다른 악재다. 라니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져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옮겨가며 발생한다. 이로 인한 대류 변화로 동태평양 쪽에 있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농경지엔 가뭄이 찾아온다. 서태평양 인근에 있는 인도 등은 폭염 피해를 입는다.
올해는 3년 연속 라니냐가 생기는 ‘트리플 딥(triple dip)’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트리플 딥은 1950년 이후 두 차례밖에 없었다. FAO는 “라니냐가 북반구에서 가을까지 지속되고 겨울에 또다시 발생한다면 식량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남서부에서는 가뭄이 20년 이상 이어지는 ‘메가드라우트(megadrought·초장기 가뭄)’가 나타나고 있다.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는 “120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가뭄”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올해 미국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 대비 4.3% 줄어들 것이라고 미 농무부(USDA)가 내다봤다.
USDA는 올해 세계 밀 생산량도 전년 대비 446만t(0.57%) 줄어든 7억7480만t에 그쳐 4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봤다. 최대 산지 캔자스주의 가뭄으로 미국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경질붉은겨울밀의 올해 수확량은 21% 줄어들 전망이다.
인도도 121년 만의 폭염 탓에 올해 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의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프랑스는 매년 밀 3500만t을 수확해 이 중 절반을 수출해 왔다. 세계 1위 콩 수출국인 브라질에선 이미 수확량 감소가 현실이 됐다. 지난달 셋째주까지 브라질의 콩 생산량은 45억5000만부셸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