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산업’ 된 아이돌 시스템 ‘위태로운 폭주’
강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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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7 23:33
리더 알엠(RM)은 14일 밤 유튜브 채널 <방탄 티브이(TV)>에서 공개한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케이팝은 계획적인 훈련과 통제로, 이른 시일 안에 대량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아이돌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시스템을 통해 세계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이런 시스템을 발판으로 한때 세계 정상을 노렸던 제이(J)팝을 넘어서며 이젠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은 끊임없이 뮤지션의 자율과 창의성을 훼손하고,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 폐단을 드러낸다는 비판에 직면해온 것도 사실이다. 10대 청소년이 대부분인 아이돌들이 부품화되어 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돌들은 숙소에서 단체생활, 꽉 짜인 군무 훈련 등으로 대표되는 군대식 시스템에서 활동한다. 철저한 기획사 관리 아래 방송·공연·행사·팬미팅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아이돌이 자율적으로 쉬거나 주도적인 창작에 매달릴 틈을 주지 않는 시스템이다. 알엠은 영상에서 “제가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은 기획사 주도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들어 낸 콘텐츠 산업의 정점”이라며, “방탄소년단은 음악과 산업을 양립하려 했으나 하이브가 성장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어 내적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케이팝의 산업화도 아이돌의 창작 활동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주요 기획사들의 증시 상장이 이어지면서 실적 압박이 소속 아이돌에게로 전가되는 것이다.
하이브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최초의 엔터 기업이기도 하다. 에스엠(SM), 제이와이피(JYP), 와이지(YG)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코스피는 코스닥보다 규모나 매출액 면에서 더 까다로운 상장 기준을 요구하는데, 이를 가뿐히 통과했다. 하이브 상장 당시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빅히트가 코스피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엔터주의 위상이 크게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15일 하이브 주가는 24% 넘게 폭락하면서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조원가량이 쪼그라들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처럼 아이돌의 성과는 주가와 직결된다. 하이브(당시 빅히트)의 상장과 맞물리면서 방탄소년단 노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그 이전까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작사와 작곡, 제작 능력을 발휘하며 스스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상장 전후로 방탄소년단은 외국인 작사·작곡가가 써준 노래를 불렀다.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영어 노래는 방탄소년단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영어 노랫말의 ‘버블검 팝’(10대를 타깃으로 한 대중음악 장르)으로 미국을 공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알엠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최근 발표한 노래들이 활력이 없고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멤버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면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데, 기획사 시스템을 충실히 수행하는 국한된 역할에 그친 경우가 많아 답답함을 느낀 것 같다”고 짚었다
최근엔 케이팝이 국가 산업처럼 되면서 아이돌들은 외국에서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케이팝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고 짧은 시간에 밀어붙이는 성장주의가 심해지면서, 아이돌들도 글로벌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찾기는 사실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몇몇 대안을 제시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기획사가 아이돌이 활동하는 데 좀더 많은 자율권을 줘야 한다. 아이돌이 자기가 하고 싶은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거나 다른 가수와 협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한 중소형 기획사 대표는 “아이돌과 인디 가수 사이의 중간 지대를 더 넓힐 필요가 있다. 현재는 기획사도 양극화되어 있어 아이돌은 자본에 휘둘리고, 인디 가수는 활동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기획사의 행사와 마케팅에 혹사당하지 않으면서 직접 곡도 쓰고 자기 팬을 대상으로 공연도 할 수 있는 아이돌이 많이 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 소형 기획사 팀장도 “하이브 역시 작은 규모의 소속사에서 출발했다”며 “소형 기획사 아이돌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주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해 줘야 한다”고 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8/0002595075?sid=103
케이팝은 계획적인 훈련과 통제로, 이른 시일 안에 대량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아이돌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시스템을 통해 세계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이런 시스템을 발판으로 한때 세계 정상을 노렸던 제이(J)팝을 넘어서며 이젠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은 끊임없이 뮤지션의 자율과 창의성을 훼손하고, 소비 중심의 자본주의 폐단을 드러낸다는 비판에 직면해온 것도 사실이다. 10대 청소년이 대부분인 아이돌들이 부품화되어 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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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최초의 엔터 기업이기도 하다. 에스엠(SM), 제이와이피(JYP), 와이지(YG)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코스피는 코스닥보다 규모나 매출액 면에서 더 까다로운 상장 기준을 요구하는데, 이를 가뿐히 통과했다. 하이브 상장 당시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빅히트가 코스피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엔터주의 위상이 크게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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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이돌의 성과는 주가와 직결된다. 하이브(당시 빅히트)의 상장과 맞물리면서 방탄소년단 노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그 이전까지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작사와 작곡, 제작 능력을 발휘하며 스스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상장 전후로 방탄소년단은 외국인 작사·작곡가가 써준 노래를 불렀다.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영어 노래는 방탄소년단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영어 노랫말의 ‘버블검 팝’(10대를 타깃으로 한 대중음악 장르)으로 미국을 공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알엠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랑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최근 발표한 노래들이 활력이 없고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멤버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면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데, 기획사 시스템을 충실히 수행하는 국한된 역할에 그친 경우가 많아 답답함을 느낀 것 같다”고 짚었다
최근엔 케이팝이 국가 산업처럼 되면서 아이돌들은 외국에서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케이팝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고 짧은 시간에 밀어붙이는 성장주의가 심해지면서, 아이돌들도 글로벌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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