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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윤리법상 3년간의 취업제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대형로펌의 전직 대법관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이른바 전관예우를 방지하기 위해 연 매출액 100억원 이상의 업체에는 일정 기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이 기간이 지난 뒤에도 대형 로펌들은 ‘전관 메리트’가 여전하다고 여기는 셈이다.
(중략)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취업제한 기간 3년은 일종의 ‘냉각기’다. 대법관 임기가 6년이지만, 동료 대법관도 퇴임을 하고 함께 일했던 재판연구관도 2~3년 단위로 인사이동을 하기 때문에 재직시절 인연이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상고심 사건에서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찾는 수요가 있기 마련이고, 실제 대법관 출신은 재판대응 능력이 검증됐을 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도 고스란히 회사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고위직 판사 출신 법조인은 “대법관 출신이 이름을 올렸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판사도 사람이다. 서면에서 이름을 보면 아무래도 더 꼼꼼히 보게 되는 정도는 있다”고 했다.
퇴임 대법관의 대형로펌행은 법조계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우리나라 대법관은 이례적으로 임기가 짧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법관이 종신직이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있기 어려운 구조다.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관도 정년만 70세로 정하고 있을 뿐, 임기는 따로 없다. 법조 경력이 길어야 판사로 임관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그동안 사법시험에 합격해 바로 법원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대법관이 되는 연령도 그만큼 낮았던 것도 한 원인이다.
한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대법관을 했다고 해서 아예 은퇴하라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 말한다. 대법원장을 지낸 법조인은 “과거 김영란 대법관만 해도 그렇다. 너무 일찍 대법관이 됐는데, 결국 법원이 인재를 오래 쓰지 못한 셈”이라고 했다. 반면 법조윤리에 해박한 한 변호사는 “대법관 출신이어도 큰 법인을 가면 주 고객이 대기업이다, 연금도 적지 않게 나오는데 변호사로서 사회공헌을 하는 일은 개인사무소를 열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략)
법조계에서는 ‘원로법관제’ 적용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고위직 법관을 지낸 인사가 일선 재판부에 복귀하거나, 연구업무를 통해 재판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개념이다. 현재 대법원은 법관인사규칙을 마련해 법원장이 임기를 마친 경우 사표를 내지 않고 재판업무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로법관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조직법상 대법관과 일반 판사는 신분이 다르게 규정이 돼 있다. 정년도 대법관의 경우 70세, 판사는 65세로 각각 다르다. 신분상 ‘판사’인 법원장은 곧바로 일선 재판부에 복귀할 수 있지만, ‘대법관’에 원로법관제를 적용하려면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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