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수개월 생이별…사진만 봐도 눈물이" 간호사의 코로나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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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수개월 생이별…사진만 봐도 눈물이" 간호사의 코로나 2년

강정권 0   0
"처음엔 방호복이 조금만 찢어져도 코로나19가 옮을까 걱정했죠. 이젠 무덤덤하게 테이프를 덧대요"

서울의료원에서 만난 8년차 정현경 간호사는 두 눈으로 종합상황실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TV) 모니터 7개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모니터에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들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옆에 있던 정호실 간호사는 이날 3살 아들과 함께 확진돼 입원했다는 어머니 A씨와 CCTV 화면 너머로 눈을 맞추고 통화 중이었다. A씨가 "아들이 해물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자 정 간호사는 "식단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머니투데이 취재진이 방문한 지난 25일 기준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48명이다.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전체 확진자는 늘었지만 상당수가 경증에 그쳐 의료원에 오는 중증환자는 줄었다. 의료진의 코로나19 대응에도 익숙함이 엿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나도 모르게 노하우가 쌓였다"고 말했다.

"2022년이면 코로나 끝날 줄 알았다"…도망가고 싶던 2년 전

2년 전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순간을 의료진은 잊지 못했다. 올해 딱 30년차를 맞은 대구의료원의 이소영 수간호사는 여느 감염병처럼 몇개월이면 종식될 줄 알았다. 그는 "처음에 얘기를 들었을 때 '독감보단 덜하고 감기보단 심한 수준' 정도로 느껴졌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전파력은 의료진의 예상보다도 강했다. 2020년 2월 대구의 한 교회에서 첫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대구의료원은 같은달 19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됐다. 배재화 간호사는 "출근했더니 갑자기 기존 입원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다른 병동에 보내라고 했다"며 "레벨D 방호복 착탈 교육을 받긴 했지만 코로나19에 관해 아는 게 적다보니 두려움이 컸다. 한 간호사는 '도망가고 싶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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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병동의 일상은 자리를 잡았지만 의료진의 병원 밖 생활은 가족과 만남도 걱정될 정도로 불안하다.

이 수간호사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2020년 2월 말 집에서 나와 5개월간 가족과 떨어져 지낸 적이 있다"며 "매일 확진자와 만나는 만큼 가족과는 따로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동안 큰집에 제사가는 건 엄두도 못냈다"고 덧붙였다.

2020년 2월 집단감염 당시 대구의료원 간호사 대부분이 병원 기숙사나 숙직실에서 생활했다. 이 수간호사는 "어린 자녀를 몇달씩 보지 못한 간호사도 수두룩했다"며 "아이 사진을 보며 숨죽여 우는 간호사도 있었다"고 했다.

오는 설 연휴도 가족과 보내기는 어렵다. 정현경 간호사는 "교대 근무를 하니 명절을 지낼 수 없다"며 "일반 병동일 땐 명절 음식을 나눠먹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감염 위험도 높고 근무량이 워낙 많아 그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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