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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원유 유출 피해를 호소하는 남미 페루 원주민들이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관광객을 억류했다.
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RPP 뉴스와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북부 로레토주 아마존 분지 지역에 사는 쿠니니코 부족민은 전날 보트를 탄 관광객들을 자신들의 마을로 데려온 뒤 외부 이동을 막고 선박에 머무르도록 했다.
억류된 이들은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유럽인들이 대부분으로, 노약자와 임신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페루 현지인도 함께 억류됐다.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소 7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니니코 부족 지도자인 왓슨 트루히요는 RPP 뉴스에 "정부의 주의를 환기하고 싶었다"며 "외국인과 페루인 등이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쿠니니코 원주민들은 현재 마라뇽 강에서의 원유 유출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마라뇽 강 주변에는 페루 국영석유회사 페트로페루의 노르페루아노 송유관이 지나고 있다. 4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약 800㎞ 길이의 노르페루아노 송유관은 아마존 지역에서 북서부 피우라까지 연결돼 있다.
그런데 지난 9월 16일 송유관 파손으로 원유 약 2천500t이 마라뇽 강에 유출되면서 쿠니니코와 인근 우라리나스 마을 일대에 환경 피해가 발생했고, 원주민 어업 활동에도 큰 지장을 줬다. 페트로페루 측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21㎝ 정도 파이프라인을 잘라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정부는 9월 27일 원유유출 피해 지역 주변에 대해 9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원주민들은 정부가 방제 작업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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